러닝을 어느 정도 해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거리 욕심이 생깁니다. 5km가 익숙해지면 10km에 도전해보고 싶고, 10km를 넘으면 하프 마라톤(21.0975km)이 눈앞에 아른거리죠. 하지만 거리를 늘리는 건 단순히 ‘더 오래 달린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 거리에서 생기는 몸의 변화, 훈련 방식, 러닝 마인드셋까지 전환되는 지점을 정리해봅니다.
✔ 5km 러닝: 러닝 루틴의 출발점
5km는 대부분의 러너가 처음 목표로 삼는 거리입니다. 러닝 입문자라면 5km를 완주하는 데만도 충분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죠. 이 시기의 러닝은 '기록'보다는 꾸준히 달리는 경험을 쌓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주 2~3회, 20~30분씩 루틴화하면 심폐지구력과 하체 근지구력의 기초가 다져집니다. 이 시기에는 아직 '러닝 후 회복'이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접근이 쉽습니다.
✔ 10km 러닝: 러너로서의 전환점
10km는 단순한 거리 확장을 넘어, 러너로서의 체력과 리듬 감각이 정립되는 구간입니다. 5km를 완주한 후, 갑자기 10km를 뛰면 무릎이나 발목에 통증이 생기기 쉬운데 이는 근력보다 관절 사용 방식이 미숙하기 때문입니다. 10km를 안정적으로 뛰려면 주 3회 이상의 러닝 루틴과 하체 보강운동(런지, 스쿼트, 햄스트링 스트레칭 등)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10km는 ‘내 페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5km까지는 무작정 달려도 어떻게든 버티지만, 10km 이상부터는 페이스 조절, 호흡 리듬, 중간 지침 대응력이 필요해지기 때문이죠.
✔ 하프 마라톤: 정신력과 체력 모두를 요구하는 거리
하프는 진입 장벽이 꽤 높은 편입니다. 단순히 10km 두 배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특히 15km 이후부터는 다리의 피로, 에너지 고갈, 멘탈의 흔들림이 동시다발적으로 찾아옵니다. 이 구간은 체력보다 훈련된 리듬감과 보급 전략이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하프에 도전하기 전, 아래 세 가지를 점검해보세요:
- 10km를 쉬지 않고 3회 이상 달린 경험이 있는가?
- 1시간 러닝 후에도 다음 날 회복에 무리가 없는가?
- 러닝 중 마실 물, 먹을 젤 등을 테스트해봤는가?
이 기준을 모두 만족한다면, 하프 도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준비는 갖춘 셈입니다.
✔ 거리 증가에 따라 달라지는 훈련 방식
5km → 10km는 주당 총 거리 증가가 핵심이고, 10km → 하프는 지속 페이스 유지 훈련이 중심이 됩니다.
- 5km → 10km: 거리 위주의 점진적 증가 (주당 10~15%씩)
- 10km → 하프: 롱런 훈련 + 중간 보급 테스트 + 리듬 유지 중심
이전보다 더 많이, 더 오래 달리기보단 어떻게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 회복의 중요성은 거리가 늘수록 커진다
5km 때는 러닝 후 물 한잔 마시고 스트레칭 정도로 충분했지만, 10km 이상부터는 회복까지 전략에 포함해야 합니다. 러닝 후 단백질 섭취, 폼롤러 마사지, 냉온욕, 수면 리듬까지 신경 쓰는 습관이 중요해집니다. 하프는 회복 실패 시 며칠간 피로가 누적되고 루틴이 깨지기 쉬운 거리이기도 하죠.
✔ 러닝의 확장, 무리 아닌 성장으로
러닝은 거리가 늘수록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힘든 순간에 어떻게 생각을 다잡는지, 지쳤을 때 어떻게 페이스를 조절하는지. 거리 증가를 단순히 목표 달성이 아닌 나와의 소통이라고 생각하면 그 성장의 과정 자체가 러닝의 매력이 됩니다.